경주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동맹 현대화·조선 협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APEC 정상 주간을 맞아 국빈 자격으로 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주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은 경주박물관에서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한 뒤 방명록 서명, 공식 환영식, 무궁화대훈장 서훈, 선물 증정 등 국빈 방문 의전에 따라 예우를 다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신정부 출범 이후 5개월 만에 한미 정상 상호 방문을 완성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아! 위대한 정상회담의 아름다운 시작”이라고 남기며 이번 만남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두 정상은 지난 8월 백악관 회담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만났으며, 회담 내내 개인적 신뢰와 우의가 더욱 돈독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친근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약 87분 동안 진행된 오찬 형식의 회담에서 두 정상은 경제와 안보, 지역 정세, 조선 제조업 협력 등 포괄적 의제를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비 증대와 핵추진 및 재래식 잠수함 도입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해 미국의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공감하며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긴장 완화와 중단 축소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위원장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원한다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번 방한 중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만남의 기회는 계속 모색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조선·제조업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에 한국 기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외교 당국 간 ‘조선 협력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문제도 정상 차원의 관심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의 핵연료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원전 폐기물 처리도 시급한 만큼 자립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며 “원자력 등 핵심 전략산업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위성락 실장은 “이번 회담은 지난 8월 방미를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미래세대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동맹으로 격상시킨 계기”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다시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전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서로 편리한 시기에 재회하자”고 화답했다.
